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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영평사, 불빛으로 전통과 평안을 잇다

2025-10-15

‘2025 영평사 낙화축제’, 전통의식과 현대 예술이 어우러진 불교문화의 향연 

세종특별자치시 영평사에서 ‘2025년 영평사 낙화축제’가 오는 10월 17~18일 양일간 열린다. 올해 축제는 재앙을 몰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불교 의식의 본래 의미를 되살리며, 낙화(落火)의 아름다움을 통해 시민들에게 평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평사의 ‘불교 낙화법’은 고려시대 연등회의 관화(觀火) 행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전승 불교 의식으로, 세종시 무형유산으로 지정(2024년 2월)되어 그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번 축제는 ‘불교낙화법보존회(이사장 환성스님)’가 주최·주관하며, 전통 의례성과 현대적 공연예술이 결합된 독창적인 형식으로 진행된다. 단순한 축제형 낙화놀이를 넘어, 의례적 엄숙함과 예술적 감동을 동시에 담은 ‘의식-예술 복합형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영평사 낙화축제는 안전한 관람환경과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관람 인원을 하루 4,000명으로 제한하고, 유료 입장(2만 원)으로 전환했다. 지난 15일 진행된 사전예약은 시작 20분 만에 전석 매진, 세종 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불교낙화법보존회는 유료 전환을 통해 축제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수익금을 전통 보존 및 교육 프로그램 강화에 재투자하여 지속 가능한 전승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축제 첫날인 17일에는 ‘부디 앙상블’의 클래식으로 듣는 세계음악 공연이 열린다. 잔잔히 타오르는 낙화의 불빛과 클래식 선율이 어우러져, ‘불의 의식’이 ‘예술의 감성’으로 승화되는 고요한 밤을 연출한다.

이어 18일에는 국악관현악단 ‘더불어 숲’이 국악으로 듣는 세계음악을 선보인다. 전통음악의 장단 위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무대는, 불교의 전통의식과 현대 예술의 조화로운 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세종시는 “불교 낙화법이 사찰에서 봉행되는 국내 유일의 사례인 만큼, 이를 지역의 대표 문화행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전통의 전승과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환성스님(불교낙화법보존회 이사장)은 “영평사 낙화축제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한국 불교의 깊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정신문화의 장”이라며 “관람객들이 낙화의 아름다움 속에서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축제는 사전예약자만 입장할 수 있으며, 현장 발권은 진행되지 않는다.

‘영평사 낙화축제’는 단순한 지역축제가 아니라, 의례(儀禮)와 예술이 만나는 전통문화의 진화형 모델로 평가된다. 낙화의 불빛이 상징하는 ‘소멸과 재생’의 철학은 오늘날 환경과 평화, 치유를 향한 현대사회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또한 이번 유료 전환과 인원 제한은 단순한 수익 확보가 아닌, 문화유산으로서의 품격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세종시의 무형문화재 보호와 시민참여형 문화정책이 결합될 때, 낙화축제는 지역의 전통이 세계적 문화콘텐츠로 발전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영평사의 불빛이 단순한 ‘축제의 불’이 아닌, 한국 불교 예술의 맥을 잇는 정신의 불꽃으로 세대를 넘어 타오르고 있다. 김용목기자